작가: prettyvk

원문: http://archiveofourown.org/works/1071940/chapters/2849683

등급: Explicit

커플링: 셜록/존

시점: 라이헨바흐 폭포 이후. 



Chapter 18: 11월 15일 - 존



택시에서 내렸을 땐 새벽 3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존은 셜록이 택시비를 지불하게 내버려 둘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나서 셜록은 문의 잠김쇠를 풀고, 문을 열고, 나가자마자 문을 닫아버렸다. 존이 셜록을 따라 계단을 올라갔을 땐, 셜록이 한바탕 머릿 속에서 많은 계산들을 빠르게 끝낸 뒤였다. 셜록이 무언가를 먹은 것도 최소한 15시간 전이었고, 그 동안 존은 샌드위치 한 개를 몇 번에 걸쳐 나눠 먹은 게 전부였다. 그에겐 음식이 필요했고, 잠이 필요했다. 비록 어떤 게 더 먼저인지 확신이 들진 않았지만. 이건 어떤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었다.

"여전히 그가 보여?" 존이 거실로 함께 들어서면서 물었다.

셜록은 존을 향해 돌아섰고, 목도리를 반 쯤 풀다 만 채로 손이 얼어붙은 듯 멈췄다.

"그가 보이냐니?" 그가 한쪽 눈썹을 들어올리며 물었다.

존이 미간을 찌푸렸다. 피곤하다보니 이런 말실수까지.

"그것들. 그 환각증세들 말야. 여전히 그런 환각들이 보여?"

셜록은 코트와 목도리를 모두 벗었지만, 노려보는 눈빛은 존을 여전히 향하고 있었다.

"아니, 사건을 해결한 이후로는 없어. 아마 아드레날린이 급격히 분출되어서 그런 것 같아, 내 생각엔."

존은 무심코 고개를 끄덕였다. 아드레날린이든 뭐든 간에, 이전에도 셜록이 성공적으로 사건을 해결한 후에 몇 시간 좀 더 맑은 정신으로 머무를 수 있도록 했었다.

"좋아. 잘됐어. 이미 늦었다는 건 알지만 네가 뭐라도 좀 먹었으면 좋겠어. 괜찮지?"

셜록이 동의했을 때, 존은 남은 음식들을 데우려 부엌으로 걸어갔다. 한밤중에, 게다가 잠자기 직전에 남은 음식들을 먹는 건 분명 전혀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을테지만, 최소한 뭐라도 먹는 게 중요했다.

존이 음식을 접시 위로 준비해놓는 동안, 셜록은 소파 위에 앉아 자신의 일기장을 펴들고 열정적으로 적어내려가고 있었다. 존은 부엌에서 셜록을 지켜보았고, 셜록이 사건에 대해서 적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존이 자신의 블로그에 적는 내용과 얼마나 어떻게 다를지 궁금했다. 아주 잠깐, 마치 뱀처럼 슬쩍 훔쳐보는 것도 꽤나 구미가 당기기는 했지만, 존은 한 번도 그리 한 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생각이 없었다. 결정적으로, 그러지 않겠다는 약속도 했었고.

존의 뒤에서 전자레인지의 알림음이 울렸다. 그는 셜록에게 음식이 담긴 접시를 가져다 주었다. 그리고 셜록이 앉아있던 소파 쪽으로 탁자를 밀어서, 셜록이 계속 오른손으로 일기장을 적는 동안 왼손으로 음식을 먹기 쉽도록 해주었다. 존이 이런 모습을 처음 보았을 때에는 존도 꽤나 놀랐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셜록은 자기 자신의 두 손을 서로 교대해가며 쓸 수 있어야 한다며 혼자 연습해왔을 것이라는 점을 존이 일찍 알아챌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런 이유가 아니라면, 셜록은 그걸 아마도 도전 과제 쯤으로 생각했을 것이었다.

자신의 안락의자에 앉아서, 비록 이게 처음은 아니지만, 존은 스스로를 타일렀다. 셜록의 상태가 황폐하면 할 수록, 아주 소수의 사람들만이 셜록보다 상황을 잘 처리할 수 있었다. 존에게는, 그런 일들이 도전 과제라기보다는 유일한, 반드시 해야 할 일이었으며, 아직까지는 썩 나쁘지 않게 해내고 있었다. 존은 약간이나마 도울 수 있다는 게 기뻤다. 하지만 언젠가는 셜록이 스스로 잘 해나갈 수 있는 그 만의 방법을 찾게 되지는 않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당연히 셜록은 충분히 고집스러운 사람이었다. 여전히, 그런 방법이 있을지는 셜록도 존도 알 수 없지만.

대충 보아하니, 셜록은 일기를 다 쓴 것 같았다. 일기장을 옆으로 치워두고, 셜록은 접시를 들고 오른손에 포크를 쥐었다. 그는 뒤로 기댄 채로 음식을 먹으면서, 별 생각없이 미소짓고 있는 존을 관찰했다. 

"내 환각증세가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지 넌 알겠지," 셜록이 몇 번 입안 가득 우물거린 뒤 말했다.

존의 미소가 녹아 사라졌다. "과거에 있었던 몇 가지 형태들에 대해서만," 존은 한 단어 한 단어 힘주어 천천히 말했다. 이건, 직접 말하지 않고도 전달할 수 있는 주제였다. "다 먹었어? 옛날엔 넌 그런 뒤에 잠을 잤어."

셜록은, 별로 놀랍지는 않지만, 잠 이라는 단어는 입 밖에 내지도 않았다.

"형태들?" 그는 날카롭게 말했다. "복수형? 여러 종류였단 거군?"

"아냐," 존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추측할 수 있는 단 한 가지는, 그게 늘 똑같은 사람 이었다는거야."

몇 초간, 셜록은 존의 얼굴에서 정답을 읽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듯이 주의깊게 바라보았다. - 새로운 종류의 감정은 아니지만, 언제나 기쁜 감정과는 거리가 먼 그런 감정이었다. 마침내, 셜록은 한 마디를 뱉었다.

"모리아티."

존은 얼굴을 찌푸렸다. "맞아. 그래서 말인데, 오늘도 그 사람이었어?"

셜록의 눈썹이 약간 팽팽하게 당겨졌다가 찌푸러졌다. "응. 나는 늘 그 작자가 나타났던게 아닌지 궁금하던 차였어. 레스트레이드는 몰랐지만, 난 어쨌든 레스트레이드에게 거의 어떤 낌새도 주지 않았지. 너도 알고 있..."

그가 질문을 끝내지 못하자, 존은 질문 내용을 짐작해 맞추려 했다. "내가 아느냐고? 그 사람이 너한테 뭐라고 이야기 하는지, 내가 아느냐고?" 셜록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자, 존은 계속 말을 이었다. "한 가지 뿐이야. 난, 그 사람이 너한테, 내가 널 떠날거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어. 그리고 난 네가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으면 좋겠고."

안락의자에서 몸을 일으켜 세운 뒤, 존은 소파 위로 자리를 옮겼다. 한 손으로는 셜록이 거의 손대지 않은 접시를 가져왔다. 다른 손으로는, 셜록의 앞머리를 가볍게 쓸어넘겨주었다. 셜록은 그 부드러운 손놀림을 따라 자신의 머리를 기울였고, 존을 올려다 보았다.

"알고 있는 거지?" 존은 부드럽게 물었다.

셜록은 대답하기 전에 입술을 핥았다. "알고 있어. 그렇다고 해서 내가 내 무의식을 조절할 수 있다는 건 아냐."

"그래, 그렇게 할 수는 없겠지. 그리고 네 무의식은 너의 그 모든 다른 것들처럼, 고집이 참 센 것 같네."

"난 고집쟁이가 아냐." 셜록은 반항어린 소릴 냈다.

존은 코웃음을 쳤다. "증명해봐. 꼭 다섯살 먹은 애들처럼 투정부리지 말고 곧장 침대로 가."

작은 빛이 셜록의 눈 위로 떠올랐다. 존은 그걸 굉장히 잘 알고 있었다. 그건 보통의 경우, '난 안 피곤하다고.' 와 같은 뜻이었다. 어쩌면 방금 막 존이 던진 도전장 때문인지, 셜록은 그 뻔한 거짓말 대신 다른 말을 뱉었다. "나 샤워하고 싶어."

"재빨리 해야돼." 존이 무게를 실어 말했다. "그리고나면 넌 자는 거야."

존은 셜록이 일어날 수 있도록 손을 잡아주었다. 셜록은 한 번에 자리를 뜨지 않았다. 존에게 매우 가까이 다가서서, 넓고 어두운 동공으로 존을 관찰했다.

"내가 일어났을 때," 셜록이 굉장히 조용히 말했다. "난 혼자였어. 하지만 우린 보통 같은 침대를 쓰잖아, 안 그래?"

존은 셜록의 뺨이 붉어지는 그 모습을, 흰 피부 위로 섬세한 분홍빛이 번지는 모습을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았다.

"그렇지." 존은 얇은 미소를 지으며 확답했다. "아니 최소한, 네가 남들이 다 자는 시간에 자는 경우에만. 난 대낮에 잠을 자진 않는다고. 네가 달라붙어 있고 싶은 따끈한 물건이 필요한데, 그걸 빼앗긴 상태라 해도 말이지."

"그러니까 오늘 밤엔 내 침대에 너도 함께 있을거란 말이지?"

존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는 거 말고 다른 건?" 셜록이 낮고 깊게 울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셜록은 어쩌면 그 목소리가 존에게 항상 이렇게 영향을 끼칠거란 걸 몰랐을 것이다. 그 목소리가 어떻게 존을 뚫고 지나가는지, 어떻게 자극하고 취하게 만드는지. 알고 있든 모르고 있든간에, 어쨌거나, 셜록은 그 목소리를 정교한 무기처럼 사용했고, 매번 제대로 찌를 줄 알았다.

"넌 잠이 필요하다고." 존은 조금 목이 거칠어진듯한 목소리로 반복했다.

셜록은 작은 미소로 대답할 뿐이었고, 한 발짝 물러서 욕실로 양했다. 존은 그가 움직이는 것을 바라보았고, 끄응, 하는 신음소리를 완전히 막지는 못했다. 그는 그 미소를 알고 있었다. 그건 바로 셜록의 전매특허와 같은, '난 내가 원하는 걸 당연히 얻을 거야. 왜냐하면 난 항상 내가 원하는 걸 얻으니까.' 의 미소였다.

어떻게 셜록이 원하는 걸 얻지 못할 수가 없겠는가? 정말로, 존 역시 원하고 있을 때라면.

지난 며칠은 오직 사건 해결을 위해서만 보내야 했고, 존은 그게 힘들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이런 일들은 셜록의 일부이고, 셜록을 셜록답게 만드는 것이었다 - 그리고 셜록이 지금 살아가는 가치를 만들어주는 일이었고. 존이 한 걸음 뒤에서서 셜록이 일하는 것을 지켜보는 일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으며, 힘든 일이라곤 단 일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들이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택시 안에서 어떤 역학관계가 생겨났고, 방금 전 다시 찾아왔다.

"셜록은 자야 돼," 존은 혼잣말을 되뇌며 셜록의 접시가 올려져있던 쟁반을 부엌에 가져다 둔 다음 침실로 걸어갔다. "자는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도 잠이 필요해. 서두를 필요가 아무 것도 없어. 우린 여전히 내일도 함께 있을거야."

하지만 내일은 셜록이 자신의 상태를 다시 발견해나가면서 시작할테고, 그 모든 과정들이 일어날테고, 그게 비록 전보다는 훨씬 더 수월해졌다곤 하지만, 존에겐 약간 쉴 시간이 더 필요했다. 이런 경우에 대해선, 존이 만약 잠을 충분히 자지 못했다면 - 비록 굉장히 자주 일어나는 일이기는 하지만 - 존은 그를 이제나 저제나 다시 침대로 돌려보낼 것이었다. 모든 것들을 다 알고 있는 셜록을, 단 몇 분만 더 늦게 재우는게, 그렇게 나쁜 일일까?

존의 무의식이 존보다 먼저 결론을 내린 게 틀림없었다. 왜냐하면 평소 잠옷으로 입던 셜록의 낡은 티셔츠와 트렁크 팬티를 입는 대신 옷을 모두 벗어던진 채, 존은 침대 위로 올라가 이불을 덮었기 때문이다.

존이 마음을 바꾸거나 자기 자신을 질책하기 전에, 셜록은 타월을 허리에 두른 채 욕실에서 나왔다. 수면등의 희미한 불빛 아래서도, 셜록의 피부는 따뜻한 물로 샤워한 덕분에 장및빛으로 물들었다. 이상하게도 그는 침대 옆에 서서 존을 바라보며 머뭇거리는 듯했다. 존은 뭔가 잘못된 일이라도 있는지 물어보려던 찰나, 그는 깨달았다 - 도대체 이걸 까먹을 수가 았다니? 이렇게까지 피곤했던걸까. - 이건 그러니까, 다시, 셜록에겐 전부 다 처음인 일이라는 것을. 그는 존이 누워있는 침대 위로 올라왔던 일들을 기억하지 못하고, 그 앞에서 벗은 채로 서 있는 일이나, 다른 일들도 기억하지 못한다.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존은 이불을 걷은 다음 조용한 목소리로 셜록을 초대했다, "곧 몸이 식을텐데 들어와."

셜록은 침대 위로 미끄러져 들어가기 전까지 단정한 자세를 유지하며 타월을 두르고 있다가, 그 직전에서야 타월을 벗었다. 존은 조용히 웃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다.

"이미 난 다 봤어. 너도 알잖아."

"나도 깨달았어." 셜록은 그 옆자리로 굴러 들어와 존을 마주보고 누웠지만, 전혀 닿지 않을 만큼 충분히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리고 별 도움은 안돼. 그게 뭐가 됐든, 진도를 따라잡아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은 들지만..." 그의 얼굴은 진한 붉은 색으로 천천히 물들어갔다. "이건 내 전문분야가 아니라는 걸 너도 이젠 알거란 확신이 드는데."

조용히 웃으면서, 존은 셜록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갔다.

"내가 아는 건," 셜록의 뺨으로 차분히, 느릿느릿 손을 가져다 대면서 존이 말했다. "넌 너 자신이 충분히 즐거울 수 있도록 두지를 않는다는거야. 그리고 네가 따라잡아야 될 것도 없어. 아무것도 안 해도 돼. 지금 보니 차라리 네가 잠드는 게 낫겠다. 관람객을 불러들일 게 아니라면 말야."

존은 좀 더 강하게 말할 수 있었더라면 하고 진심으로 바랐지만, 자기 자신과 셜록을 동시에 확신시키는 일은 좀 어려운 일이었다. 특히나 그의 엄지손가락이 셜록의 뺨 위, 매끈하고 부드러운 피부 위를 쓰다듬고 있을 땐. 셜록은 보통 오전에 면도를 하곤 했지만, 뺨을 거뭇거뭇하게 만들던 수염을 모두 깎은 상태였다. 그는 존을 위해 면도를 한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난다는거야?" 셜록은 굉장히 조용히 물었다. 손등으로 존의 손목을 쓰다듬더니 팔을 따라 어깨위로 손길을 이어나갔다. "관람객, 이라니."

"내가 아는 사람은 아냐, 하지만 저기 그가 서 있는지, 그리고 내 테크닉에 대해 구시렁대고 있는지 말해줄래?"

마지막 단어를 입 밖으로 꺼내던 순간, 셜록의 손가락이 존의 흉터를 찾았다. 그들은 항상, 이 즈음엔 그렇게 했다. 그건 이전에 셜록에게 보여주길 꺼렸던 적이 없었던 것이고, 이제는 숨기려는 노력이 소용없다는 걸 빠르게 배웠다. '감상적인' 상태가 되는 것을 경멸하는 만큼이나, 어떤 단어들을 입 밖으로 꺼내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었다. 니코틴 패치 3개짜리 문제를 눈 앞에 두고 있을 때처럼 한 구석 한 구석 존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에 대해서만큼은 셜록은 외곬수처럼 굴었다.

셜록은 존을 향해 좀 더 몸을 기울인 다음 이불을 더 밀어내고 존의 어깨를 완전히 드러냈다. "관람객이 저기 서 있을지도 모르겠어." 그가 속삭였다. "그렇지만 그가 God Save the Queen[각주:1] 을 고래고래 소리지르면서 불러댄다 할지라도 지금은 못 알아 챌 것 같아."

그의 시선이 손 끝이 닿아있는 창백한 피부 위로 온전히 쏟아지고 있었다. 1 mm씩 움직이며 손가락을 존의 어깨 뒷 쪽으로 미끄러트려 흉터의 반대편을 찾았다. 존은 저항하지 않고 그를 내버려 두었지만, 몇 초가 지난 뒤, 셜록이 일순간 얼어붙더니 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이거... 안 좋아?" 그는 다르게 물었다.

"상관없어."

정말로 그랬다. 셜록이 이 흉터가 매혹적이라고 설명하기 전까지는, 존을 다시 런던으로 돌아오게 만든, 셜록에게 곧장 오도록 만든 사건의 흔적이라고 설명하기 전까지는, 존은 그 흉터가 늘 신경쓰였다. 불빛 아래에서 보기에, 더 이상 그리 흉물스럽진 않은 것 같았다.

"그렇긴 하지만," 그가 짖굳은 말투로 덧붙였다. "약간 실망이야."

셜록은 마치 손을 데인 듯이 존의 몸에서 손을 떼었다.

"실망했다고." 존이 말을 계속했다. "왜냐하면 넌 계속해서 아무런 느낌도 나질 않는 부분만 만져대니까. 네 손길이 닿으면 훨씬 더 많이 흥미롭게 반응할 다른 구석들은 다 내버려두고 말야."

어둠 속에서도, 존은 셜록의 표정이 조금 풀어진 것을 볼 수 있었다.

"글쎄, 거의 아무것도 손대질 않잖아... 몸의 어떤 곳에도."

이건 존이 기다려왔던 초대였다. 그의 손은 셜록이 자신을 더 잘 볼 수 있도록 셜록의 얼굴 위에 올려져있었지만, 셜록의 어깨에서 떨어져 목 뒤로 미끄러진 뒤 셜록의 입이 자신의 입에 닿을 때까지 부드럽게 끌어당겼다. 동시에, 존은 둘 사이의 거리를 없애고 한 쪽 다리를 셜록의 다리 위에 얹어서 둘의 몸이 서로 맞닿도록, 단단해진 둘의 그곳이 몸 안에 갇히도록 만들었다.

지금까지 했던 모든 키스는 항상 달랐으며, 지금의 키스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셜록은 한번에 반응했고, 뒤 쪽으로 존을 밀어내면서, 존의 혀가 입구를 찾을 때 다물었던 자신의 입술을 벌렸다. 하지만 셜록은 이상하게도 기분이 조금 가라앉은 상태였다. 주도권을 갖기 보단 존이 이끄는대로 따라가면서, 셜록과 마주보고 있던 반대 방향으로 존이 등을 휘어 그곳끼리 서로 비비적거리게 될 때엔 거의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존이 운전대를 스스로 잡으려 할 때에 - 존은 정말로 전혀 개의치 않기는 했지만 - 셜록은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뒤로 물러서면서, 존은 셜록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맞대고 살짝 눌렀다.

"너," 길고 괴로운 한숨을 쉬며 존이 말했다. "는 지쳤어. 그리고 너무 고집이 세서 인정하기도 싫은거야. 깨어 있기 위한 모든 기운을 다 써버린 상태라는 걸."

셜록의 눈이 느릿느릿하게 깜박였고, 이는 그 자체로 이미 대답이 되었다. 비록 그렇지 않다고 약간 반항하기는 했지만. "난 안 지쳤어. 난 지금, 달아올라있고 네가 뭔가 해주기를 매우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존은 머리를 저었다. "셜록," 그가 말하기 시작했지만, 셜록의 손이 존의 그곳을 감싸쥐자 말을 잃고 말았다. 존의 엉덩이는 스스로 재빨리 앞으로 움직였고, 셜록의 손가락이 만든 둥근 구멍 사이로 기둥을 밀어넣었다. 선단에는 선액이 미끄럽게 흘러 셜록의 배 위를 젖게 만들었다.

"우리 둘 다 이래서는 금방 잠들기 힘들것 같은데," 셜록이 굉장히 낮은 목소리로 존의 목에 코를 부비적대면서 말했다. "그리고 난 네가 내 안에 들어와 있으면 정말 좋을 것 같아."

존이 무슨 말을 하려고 했든지간에, 셜록이 그곳을 쥔 손에 부드럽게 힘을 주며 간절한 손길로 고환을 감싸쥐자, 사라져버렸다.

"그러니까 네 말은, 나 혼자 모든 일을 다 해내라는 말이네, 어?"

셜록은 존을 쳐다보며 한 쪽 눈썹을 들어올렸다. "흠, 네가 꺼냈으니 말이지만, 지쳤어. 하지만 그게 곤란한 이유인거라면..."

다시 한 번 셜록은 손가락을 조였고 존은 오르가즘에 닿기 전에 급히 기둥을 빼낼 수 밖에 없었다.

"해달라는 것도 많은 녀석 같으니라고." 그는 중얼거렸지만, 별 소용없는 협박으로 들릴만큼 목소리가 떨렸다.

존은 놓고 있던 정신을 붙잡으려 노력하면서 침대 옆 협탁에서 윤활제를 꺼냈다. 셜록을 향해 돌아보면서, 그는 물어볼 수 밖에 없었다. "진심이야? 우리 그냥 - "

"굉장히 진심이지." 셜록이 말을 잘랐다. 그의 다음 단어는, 그러나, 망설이는 어조로 굉장히 조용히, 목을 간신히 타고 넘어왔다. "내가 어떻게 해야돼?"

다시 한 번, 존의 자제력이 떠내려갈 뻔 했다.

"손이랑 무릎," 존이 의도했던 것 보다 좀 더 대충 말했다. 그리고 셜록 위로 덮혀있던 이불을 걷어 딱딱해진 그것을 드러냈다.

셜록이 몸을 뒤집은 다음 몸을 일으켜 무릎을 꿇고 접힌 팔 사이로 머리를 두자[각주:2], 한 차례, 전율이 셜록의 몸을 타고 흘렀다. 윤활제의 뚜껑을 열기도 전에, 존은 그를 기다리고 있는 이 사랑스러운 엉덩이 위로 부드럽게 손을 올려놓고 쓰다듬지 않을 수 없었다. 셜록은 그 손을 살짝 밀어내며 작게 투덜대는 소리를 냈다.

"못 참겠어?" 존이 드디어 손가락을 미끄러트리며 물었다. "당연히 넌 참을 줄을 모르겠지. 안 그런 적이 언제 있었던가?"

다른 밤이었다면, 존은 한참 시간을 끌며 이 작고 귀여운 신음소리를 더 즐기려 했을테지만, 오늘은 이미 셜록이 잠자리에 들어야 할 시간을 한참 넘긴 뒤였다.

그리고 그건 어떤 변명도 되지 못했다; 전혀.

마치 놀리듯이 손가락을 움직여 셜록을 열고, 셜록을 길게 늘어지도록 만들고, 셜록을 매끄럽게 만드는 동안 존이 손가락을 한 번 움직일 때마다 셜록은 좀 더 원하는듯한 신음을 흘렸다. 존은 셜록의 전립선을 건드리지 않으려 했다. 그래서 마침내 셜록 뒤에서 존이 무릎을 꿇고 자리를 잡은 뒤 처음으로 셜록 안으로 들어선 다음 머뭇거릴 때, 그 작은 공간 - 전립선 위로 존의 그곳이 살짝 쓸고 지나가자 셜록은 순간 몸을 움찔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박힐 때 마다 존의 이름을 부르며 헐떡였다. 비록 좀 더 많이 닿고 싶어 몸을 밀어 제친 것인지, 아니면 너무 강렬한 느낌 때문에 몸을 떼어내고 싶었던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았지만. 존은 그의 엉덩이 위에 손을 두고 단단히 잡고 있었다.

"보통은 내가 즐길 시간이 충분히 있는 걸 좋아해." 존은 한 번 움직일 때마다 한 단어씩 뱉었다. "하지만 오늘 밤엔 거칠고 빠르게 나가도 괜찮을 것 같은데. 이의있어?"

셜록의 으르릉거리는 소리는 전혀 반대하는 것처럼 들리지 않았다.

존은 자신이 말한대로, 빠르게 움직였다. 그리고 셜록의 크고 긴 손이 침대의 헤드보드를 붙잡고 자신을 지탱하게 되기까지, 존은 빠르지만 신중한 동작으로 찔러댔다. 존이 셜록의 몸에 부딪힐때마다, "존" 이라는 작은 소리가 셜록의 입술에서 흘러나왔다; 존이 셜록의 몸에서 떨어져 나올때마다, 셜록의 몸도 함께 따라갔다. 마치 좀 더 안에 있어주길 바라듯이.

존은 자제력을 잃지 않으려, 아랫 입술을 깨물며 죽을 힘을 다해 버텼다. 하지만 이미 벌써 사라지고 있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셜록의 몸 위로 손을 옮긴 뒤, 그는 일어서면서 셜록이 무릎을 대고 일어설 수 있도록 셜록의 몸도 함께 일으켜세웠다. 셜록의 등은 뒤로 휘었고, 셜록의 머리는 존의 어깨 위로 젖혀진 채 놓여있었다.

"세상에, 널 좀 봐." 존이 숨을 헉 하고 내쉬었다. 한 손은 셜록의 가슴 위에 두고, 다른 한 손으론 셜록의 기둥을 감싸쥐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빠르게 올라오는 꺼덕대는 움직임과 같은 박자로 움직였다. "정말 끝내주게 예쁜데."

셜록은 다시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었다. 존은 이 소리를 알고 있었다. 셜록이 얼마나 절정에 가까웠는지, 그리고 어떻게 다른 방식으로 그를 더 몰아붙여야 하는지도.

"사랑해." 그는 셜록의 어깨 위로 단어들을 마치 키스하듯이 꾸욱 눌렀다. "사랑해. 셜록 홈즈."

마지막 움직임, 마지막 손놀림, 그리고 셜록은 존의 앞에서, 존에게 안겨, 따뜻한 액체를 존의 손 위에 쏟아내며 전율했고, 존은 언제나 그랬듯, 셜록이 이끄는 곳으로 행복하게 뒤따라갔다.

잠시동안 그들은 그 자세 그대로 머물렀다. 함께 헐떡이며, 그들의 두 육체는 마치 하나인 것 처럼 포개져있었다. 존의 심장 박동이 차츰 잦아들자, 그는 셜록의 목덜미 뒤에 키스했고, 셜록은 침대 위로 편히 몸을 뉘였다. 셜록은 몸을 둥글게 말고 옆으로 누웠으며, 이미 눈은 감겨있었다. 잠에 빠졌군, 아니면 최소한 잠들고 있는 중이거나. 존이 생각했다. 그는 셜록과 함께 있고 싶었지만, 가까스로 일어서서, 셜록이 벗어둔 타월을 집어 들고 욕실로 걸어갔다. 존은 욕실에서 씻은 뒤, 목욕수건을 적셔 가지고 나온 뒤 셜록의 그곳 주변과 배와 엉덩이등을 부드럽게 닦아주었다. 셜록은 아주 아주 조금 몸을 뒤척였다. 하지만 존이 방의 불을 끄고 침대 위로 올라와 셜록의 옆에 똑같이 둥글게 몸을 말고 누웠을 때, 작은 중얼거리는 소리가 셜록의 입에서 빠져나왔다.

"나도 사랑해, 존 왓슨."







* 이번 편은 1편이랑 같은 날이죠!! 다만 1편보다 서너시간 전에 벌어진 일들을 담고 있군요 ㅎㅎ 시간 순서로 보자면 3편->18편->1편 의 순서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ㅎㅎ

* 으으. 내 손발 오그라듬잼 ㅠㅠ 둘이 알콩달콩 사랑을 나누고 이런 거 다 좋은데 왜 제 손발이 오그라들죠? ㅠㅠㅠ 내 옆구리가 시려서 그런가봉가.. 흑흑. 이 커퀴자식들 ㅠㅠㅠㅠㅠㅠㅠㅠ

* 너무 오랜만에 올렸죠 .. 혹시 기다리셨다면 죄송합니다 ....... 세상에 무려 이 글 번역을 판게 작년 9월 14일 04:18 이었다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좀 더 부지런해져보겠습니다.. 크흡 겨우 두 편 남았는데 왜때문에 ㅠㅠㅠㅠ 이리 게으른지ㅠㅠㅠㅠㅠㅠ





  1. 아마도 영국 국가이거나 왕실 가족들에게 경례를 할 때 나오는 노래였던 거 같아요. [본문으로]
  2. 아마도 oTL 자세를 가리키는 게 아닐까요 ..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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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음표 5nqz23c